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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질 결심 : 짙어지는 의심, 깊어지는 관심

by 달이맘이 2023. 1.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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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질수 없는 사랑

산 정상에서 추락한 한 남자의 변사 사건이 일어납니다. 사건 담당 형사 해준은 사망자의 아내 서래와 마주하게 됩니다. 그녀는 중국인이였고, 한국말이 어눌한 것을 알게 됩니다. 남편이 죽었다는 소식에도 특별한 동요를 보이지 않는 서래를 보고, 경찰은 보통 유가족과는 다른 행동을 보이는 서래를 용의 선상에 올리게 됩니다. 해준은 그녀를 압박하면서 진실을 찾아내려고 합니다. 그러나 혐의 부족으로 그녀는 집으로 돌아가게 됩니다. 해준은 그녀의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감시하게 됩니다. 그러나 서래의 혐의점을 찾기 위해 감시하던 해준은 그녀가 하는 행동들에서 안쓰러움을 느끼게 됩니다. 길거리 고양이를 돌보고 집에 돌아가서 아이스크림으로 저녁을 떼우는 그녀의 모습을 보면서 자신의 마음속에 감정이 싹트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그리고 어느 순간부터 서래의 앞에 얼굴을 보이고 그녀가 부르면 달려가는 자신의 모습을 보게 됩니다. 어느덧 해준은 아내 정안에게 일을 하러 간다고 하고 서래를 만나고 일반인에게 공개하면 안되는 수사 기록까지 공유하게 됩니다. 그리고 해준은 서래를 수사하면서 그녀가 범인이라고 기록해둔 녹음파일의 원본까지 주게 됩니다. 서래 또한 그에 대한 마음이 점차 진심으로 바뀌었습니다. 그녀 또한 그가 결혼한 것을 알고 있음에도 좋아하는 마음을 계속해서 보입니다. 두사람은 가까워지며 불면증으로 잠을 이루지 못하던 해준은 그녀 옆에서 숙면을 취하게 됩니다. 그렇게 가까워지나 싶던 어느날 갑작스럽게 서래는 떠납니다. 해준이 다른 곳으로 발령이 나면서 그곳의 평화는 다시 해준과 정안에게 행복을 선물합니다. 그러던 중 다시금 사건이 터지고 해준은 현장으로 향하게 됩니다. 해준은 그곳에서 발견된 시체를 보고 깜짝 놀랍니다. 왜냐하면 또다시 서래와 관련이 있기 때문입니다. 계속해서 이어지는 그녀의 행적이 이제는 더이상 눈감아 줄수 없는 상황이 되자 해준 역시 그녀에게 진실을 찾게 됩니다. 해준은 자신의 마음 속 서래와 진실 속 서래 사이에서 계속 갈등하고 서래도 해준의 괴로워하는 모습을 보면서 힘들어 합니다. 두사람은 결국 서로를 떠날 결심을 하게 됩니다. 진실을 찾아가는 경찰로써의 해준과 한 여자를 사랑하게 된 해준. 범죄 사실을 숨겨야 하는 용의자 서래와 자신의 범죄 사실을 쫓고 있는 경찰을 좋아하게 된 서래. 두사람은 서로 다른 상황 속에서 서로가 서로를 의심하고 경계하면서도 각자의 감정에 공감하고 있습니다. 결국 다른 상황에 놓여 있는 두사람은 각자만의 방식으로 헤어질 결심을 하게 됩니다. 자심이 줬던 모든 것을 다시 돌려놓고 떠난 서래와 그녀를 찾기 위해 파도가 치는 바닷가를 헤매는 해준의 모습에서 경찰과 용의자의 모습보단 서로 사랑했던 모습이 보입니다. 

 

박찬욱 감독에 대해서

박찬욱의 영화 세계는 인간의 원초적인 욕망과 폭력, 죄의식과 구원에 관한 철학적, 종교적 성찰로 가득합니다. 이 복합적인 주제 의식을 형상화 하여 그만의 영상 필체는 투철한 B급 영화의 정신을 근간으로 합니다. 박찬욱의 영화 세계를 지탱하는 작가성은 B급 영화 정신입니다. B급 영화란 1950년대 스튜디어 시스템의 몰락이후 등장한 저예산 영화를 말합니다. B급 영화는 따라서 미장센이 거칠고, 이야기 구조는 부조리 하며, 배우의 연기는 전문성이 떨어지는 등 전체적으로 미학적 완성도에서 결함을 보입니다. 하지만 이 미완의 상태가 오히려 독창적인 예술적 의도로 얽히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B급 영화는 장르적 실험을 즐기고 체제 수호의 이데올로기를 거부하며, 주류 영화가 감히 담아낼 수 없는 전복적 가치관을 두려워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B급 영화는 소수의 마니아층 관객을 보유하며, 때론 마이너리티의 가치를 표방하는 하위 문화의 대변자이기도 합니다. 박찬욱은 일찍이 평론가로서 기고한 글에서 일관되게 B급 영화 정신을 칭송했으며 시네필이라면 반드시 보아야 할 일종의 머스트 해브 B급 영화 리스트를 제시하기까지 했습니다. 박찬욱 감독의 대표작은 복수 3부작이라고 불리는 <복수는 나의 것>, <올드보이> 그리고 <친절한 금자씨>입니다. 세작품은 복수극이라는 전형적인 주류 영화의 외연을 가졌습니다. 인간 내면에 자리한 본능적 복수 의지는 모든 장르 영화의 스토리텔링을 흥미롭게 하는 모티브입니다. 그러나 박찬욱은 이 복수의 모티브에 무정부주의적 방기와 체제 전복적 유희라는 B급 영화의 정서를 가득 심어 자신만의 영상 필체를 완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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